탕 탕 탕! 어느 더운 여름날, 난 은행강도가 되었다 삶에 대한 희망을 잃은 상훈의 택시에 올라탄 양아치 은행강도 철구. 피를 철철 흘리며 돈가방을 붙들고 있는 철구의 한 손엔 상훈의 머리를 겨눈 권총이 가늘게 떨리고 있다. 택시는 목포를 향해 도망치듯 내달리지만 갈 길은 멀기만 하고 뜨거운 태양 아래 시간은 정지된 듯하다. 인적이 드문 길가 모텔에서 상처를 추스르는 사이 돈가방과 권총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모텔에 머물던 사람들도 하나 둘 종적을 감추는데…. 세 영혼의 자유로운 질주, 오늘 하루 끝까지 가보는 거야! 돈가방을 둘러싸고 철구와 상훈에게 뜻하지 않은 일들이 자꾸만 벌어지는 가운데 모텔 창녀 지수를 만난다. 도망가야 할 사람과 도망가지 않아도 될 사람 그리고 도망갈 수밖에 없는 사람. 이들은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질주하며 오늘의 자유를 만끽하려 하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돈다발은 삶의 애착을 부르고 권총은 청춘의 응어리진 가슴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