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분 2004-07-16 금 고급정장에 커다란 스포츠가방. 시골 기차역에 영호가 내린다. 택시를 타고 마을로 들어가는데 입구의 다리가 꽉 막혔다. 웬 택시기사가 차를 세워놓고 다리에서 떨어지겠다며 자살소동을 벌이고 있다. 택시기사를 설득하고 있는 순경 제희. 보다 못한 영호가 나서서 하는 말이 남은 가족들은 알아서 잘 살 테니 걱정 말고 빨리 뛰어내리란다. 자기도 17년 전 동생 등록금 들고 집나왔다며. 어이없는 제희, 영호를 쳐다보는데 아뿔싸. 이 자식이 그 자식이다! 형님이 돌아왔다. 제희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영호, 응급실에 실려 간다. 의사는 하루 빨리 신장이식을 해야 한다고 다그친다. 영호는 말기신부전증 환자였던 것. 진찰을 마치고 나오는데 사채업자 이도에게 괴롭힘 당하는 간호사 인영을 본 영호. 특유의 능수능란한 말솜씨로 이도를 떼어놓고 인영에게 추파를 던진다. 그런 영호가 싫지만은 않은 인영. 수납대로 안내해주고 돌아서다 영호의 가방 속을 본다. 온통 돈이다. 인영은 사실 동생 제희의 여자친구다. 언제나 처럼 여관방에서 데이트중인 두 사람. 오늘따라 제희의 기분이 영 안 좋아 보인다. 알고 보니 '17년 만에 나타난 그 자식' 때문이란다. 아버지 없이 사채 빚에 협박당하며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던 집안을, 그리고 이젠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어머니를, 9살 난 어린 동생에게 맡기고 떠나버린 형이었던 그 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