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분 2003-12-26 금 남해 끝자락의 아름다운 바닷가에 허름한 여관이 하나 있다. 수철은 여관에서 철부지 누나 수경과 중풍에 걸린 아버지 권씨와 함께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수경은 어린 시절 뇌수술을 받은 후 유아 수준의 정신 상태를 유지하는 정신지체를 가지고 있으며 권씨는 중풍으로 거동이 불가능한 상태이다.한적한 어촌의 여관은 지극히 무료하고 답답한 곳이지만 그 보다 더욱 수철을 짓누르는 건 누나와 아버지가 자신의 보살핌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현실이다. 한 시간을 시내에 나가 있어도 여관과 가족 걱정에 연신 시계를 보며 자신의 처지에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누나 수경은 서른이 다 된 나이지만 언제나 말괄량이 삐삐와 같은 옷차림을 하고 나무를 타고, 팬케이크를 굽는다고 부엌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언제나 철없는 수경의 행동들은 수철을 더욱 속상하게 한다. 수철은 다가오는 생일날 서울 여행을 한 번 다녀오는 것이 소원이다. 어린 시절부터 수철을 친오빠이상으로 따르는 진주는 마을의 아줌마들과 어판장에서 일을 한다. 부모 없이 혼자 살며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진주가 시골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는 것이 수철은 답답하기만 하다. 수철을 대하는 진주의 마음은 남다르지만 수철은 진주를 동생으로만 대한다. 한편, 진주는 수철이 생일 날 서울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이 대신 여관 일을 맡아 수철에게 서울 여행의 기회를 주려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