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분 2004-06-18 금 세상만사에 노상 심드렁한 초등학교 1학년 준. 개구쟁이라고 하기엔 조용한 편이고, 그렇다고 차분하다고 하기엔 예측불허의 난동을 일삼는 기습적 꼴통이다. 8년 간의 강북 생활을 접고, 오늘은 당당하게 강남 8학군으로 입성하는 날. 그러나 준에게는 아무런 감흥이 없다. 어차피 미련 남는 친구도 없었고, 정든 학교도 아니었다. 그는 그렇게 늘 심드렁하다. 심지어 자신의 부모인 우정과 석진도 준에게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들은 늘 돈 벌기 바쁜, 그냥 엄마, 아빠 일뿐이다. 변변찮은 대학 시간 강사 자리라도 틈틈히 노리는 준의 엄마 우정. 나름대로 인생의 꿈이 있고 목표가 분명했지만, 그녀는 지금 아들 준 땜에 괴롭다. 게다가 언니가 잠시 해외에 나간 동안 별 생각 없이 강남 언니의 집에 이사 오면서, 달라진 환경에 스트레스 받는다. 8학군의 교육 열기는 예상보다 훨씬 후끈했다. 대학에서 좋은 기회가 생기면서 집에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우정은 어쩔 수 없이 준을 학원에 보내게 된다.